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제주도의 흑돼지 맛집, 돔베돈입니다.


제주 공항에는 5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어요. 숙소를 성산 일출봉 쪽에 잡았기 때문에 얼른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곧장 달려갈 생각이었답니다. 몇 년 전 제주도에 와서 먹었던 흑돼지 고기가 생각나서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흑돼지거리의 맛집 돔베돈을 찾았답니다. 원래 가게 앞에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무슨 공사를 하고 있어서 가게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했습니다. 1시간 주차 쿠폰은 주더라구요. 저희는 돔베고기와 흑돼지 구이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주문했어요.



입에서 녹는 돔베고기와 맬젓, 그리고 간장소스


4인 세트를 주문하면 12점의 돔베고기가 나옵니다. 제주도의 멸치젓인 맬젓과 일반적인 간장 이렇게 두 가지의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가 제공되구요, 고기와 같이 먹을 매콤한 무 채도 함께 나온답니다. 맬젓에 살짝 담가, 무채와 함께 입으로! 사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돼지고기 수육과 비슷하지만, 식감은 전혀 달랐어요. 정말 부드러워서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으면서도 또 나름대로 찰진 맛도 있더라구요. 게다가 맬젓의 독특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만족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 점 먹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늘의 메인메뉴는 구워먹는 흑돼지 고기니까요!!!






다양한 부위를 함께 맛 볼 수 있는 돔베돈의 흑돼지 구이


돔베돈의 흑돼지를 주문하면 오겹살, 항정살, 가브리살, 목살 등 다양한 부위가 함께 나옵니다. 이 날은 아주머니께서 생고기를 가져오시더니 불판에 기름칠을 슥슥 하시고서는 바로 고기를 얹어서 구워주셨어요. 그래서 아쉽게도 빨갛게 신선해 보이는 생고기의 모습을 미처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요. 지글지글지글지글... 고기가 맛있게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어느 정도 잘 익은 고기를 이제 마구마구 잘라서 마저 익히고서는 서로 말도 없이 먹기에 바빴답니다. 그 흔한 쌈에 싸먹는 먹음직스러운 사진 한 장 찍지도 않고 다 먹어버렸지 뭐에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자취를 모두 감추어버린 고기들...ㅠ




아쉬운 마음에... 이모! 여기 밥 좀 볶아주세요!!!


요즘에는 고기와 공기밥만 먹고나면 뭔가 허전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도 역시 " 좀 볶아주세요!"하고 외쳤습니다. 김치 넣고, 기름을 뿌리고, 김도 부셔 넣고.. 슥삭슥삭 맛있게 볶아진 우리의 볶음밥! 불판 위에 그대로 볶은 거라서 그런지 흑돼지 기름이 묻어나서 더 고소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다들 사나흘은 굶었는지 흑돼지고기를 그렇게 먹고서도 게 눈 감추듯이 볶음밥도 순식간에 해치워 버렸습니다. 사진 찍는 틈새를 못 참고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숟가락들... 고기를 더 먹기엔 좀 과한 것 같고, 그렇다고 그만 먹기에는 뭔가 아쉬울 땐 역시 볶음밥이 최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근처 공영 주차장에서 저 멀리 바라다보이는 바다의 모습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제주도에 도착했다는 기쁨도 잠시... 주린 배를 채우러 바로 식당으로 향했던 저희였기에... 사실 아직 바다도 보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3층 짜리 공영 주차장 건물에 올라가니 저 멀리 바다가 보이기는 하더라구요. 그래, 우리는 제주도에 왔던거지... 하고 그제서야 깨달았답니다ㅋㅋㅋ 또 바로 앞에는 창고형 마트가 있어서 숙소에서 먹을 간식거리와 음료, 그리고 주류를 조금 사들고 저희가 묵을 성산의 푸르미르 팬션으로 향했답니다. 저녁 먹고 제주도에서의 첫 날이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쉬웠지만, 숙소에서 재미난 밤을 보냈기에 그런대로 만족! 그리고 알찬 둘째 날을 위해 이른 밤, 눈을 붙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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